Taehoon Kim

AI Superpower 요약 및 생각

January 25, 2019

중국과 일본의 인공지능 (AI)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을 때, 중국어와 일본어로 쓰인 기사들을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읽어본 적이 있다. 두 나라에는 인공지능 기술만으로 유니콘이 된 회사가 존재하지만, 한국에는 왜 그런 기업이 나오지 못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의 규모, 인재의 풀 등 눈에 보이는 명백한 차이를 떠나서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게 만든 그들의 문화와 성장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다. 그러다 얼마 전에 중국계 친구들과 중국의 스타트업 시장에 대한 얘기를 나눌 수 있었고, 한 친구로부터 <AI Superpower> 란 책을 소개받아 읽어보았다.

<AI Superpower> 는 미국의 기술력을 발 빠르게 쫓아가고 있는 중국의 AI에 대한 책이다. 책의 저자 Kai-Fu Lee 는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CMU에서 speech recognition로 박사 학위를 받고 Apple, Microsoft, Google, Google China 등에서 executive 등의 역할로 재직했다. 현재 Sinovation Ventures의 대표이며,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O2O를 넘어선 Online-Merges-with-Offline(OMO)란 비전을 가지고 Zhuiyi (ARS 챗봇)처럼 Business AI로 분류되는 회사부터 Perception AI의 한 사례인 Megvii (Face++, 얼굴 인식), 그리고 Automation AI 중 하나인 F5 Future Store (무인 편의점) 등의 AI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저자는 AI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풍부한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AI 스타트업과 AI가 우리에게 끼칠 영향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전체 내용 중 흥미로운 부분만 간략하게 요약하면:

Chapter 1-3:

  • BAT라고 불리는 바이두, 알리바바, 그리고 텐센트 외에도 iFlytek (음성 인식 및 합성)과 Face++ (얼굴 인식) 등 다양한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생겨났다.
  • 서양은 아직 중국을 copycat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의 중국은 copycat 그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다.
  • AI에는 더는 discovery가 아닌 implementation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기에 빠른 구현이 가능한 engineer와 9-9-6 이상으로 일하는 창업가들이 유니콘을 만들고 있다.
  • 딥러닝의 발견만큼 큰 기술적 도약은 일어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만들 수 있는 뛰어난 연구자보다 빠르게 product를 만들 수 있는 엔지니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 중국은 압도적으로 큰 내부 시장이 존재하기에 외부와 격리된 인터넷 환경 속에서도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작년 한국의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5천만 명인데 비해 중국은 7억 3천만 명)
  • 유토피아적 이상을 펼치는 실리콘밸리 창업가와는 달리 중국의 창업가들은 financial value 그 자체만을 optimize하기 때문에 더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Chapter 5:

  • AI는 네 가지 방향(wave)으로 세계를 바꿀 것이다: Internet, Business, Perception, 그리고 Autonomous
  • Internet AI: 유저들이 만들어낸 풍부한 데이터로 학습된 추천 엔진. 직접적으로 유저들의 편의를 돕는다 (ex. Amazon 상품 추천)
  • Business AI: 회사의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structured 데이터로 회사들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AI (ex. 4Paradigm. 은행과 투자회사들의 광고 메일 targeting을 도와줌)
  • Perception AI: 센서를 통해 얻은 소리, 텍스트, 이미지 등의 contextual 데이터를 이해하는 AI (ex. Face++. 얼굴 인식 API는 매달 4천만 건 정도 처리되고 있으며, Alipay와 같은 금융 서비스에 적용됨)
  • Perception AI는 OMO (online-merge-offline)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즉, 감각적인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기에, 온라인에서 겪었던 편리함을 오프라인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 예를 들어, 쇼핑 카트가 당신의 최근 식단을 알고 있어서 건강을 위해 무엇을 사야 하는지 계산하고, 당신의 냉장고 정보를 바탕으로 얼마나 사야 하는지 알려주고, 당신의 캘린더를 보고 배우자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세상이 올 수 있다.
  • 개인화된 교육과 쇼핑은 Perception AI를 통해 가능해질 것이고, 단순 반복되는 업무는 AI로 대체되고 감정이나 창의력이 필요한 일자리만이 남을 것이다.
  • Autonomus AI: 로봇(ex. 자율주행 자동차)이 현실 세계에서 직접 행동을 결정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현재의 기술 및 정책의 한계를 해결하면 Autonomous AI가 성장할 것
  • 4개의 wave에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Chapter 6-8:

  • AI는 증기 기관, 전기, 인터넷 그 이후의 GPT(General Purpose Technology)이며, 사회적 상호 작용을 해야 하지 않는 대부분의 일이 AI로 대체될 것이다.
  • 나머지는 암에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과 AI와 인간의 공존에 대한 얘기

생각

1>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논문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는 아직 우리에게 머나먼 존재다. 하지만 기업가들은 그런 기술적 한계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기술만으로도 세상을 바꿔 나가고 있다.

2> 저자가 그리고 있는 OMO(online-merge-offline) 시장은 그리 멀리 있지 않은 것 같다. 구글 Duplex에서 볼 수 있듯이 오프라인에서의 문제를 사람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기술들은 존재한다.

3> AI 논문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기술 그 자체의 발전 속도는 계속 정체되어 왔다. 최근에 Vision과 NLP 분야에 있었던 큰 발전들(BigGAN, StyleGAN, Transformer, BERT)은 모두 컴퓨팅 파워에 대한 투자로 얻은 결과이며, 자본으로 성장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AI의 진입 장벽이 연구와 스타트업 모두에서 계속해서 커질 것이다.

4> 중국 AI 시장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ChinAI Newsletter 라는 주간 뉴스레터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매주 중국 AI 시장에 관련된 뉴스 중에서 유명한 뉴스를 골라서 영어로 번역해 주며, 좋은 글, 기사도 함께 소개한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지도나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만드는 회사의 이야기, 데이터 annotation 시장의 미래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있다.

5> 일본의 AI 시장은 Preferred Networks (PFN)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성공한 스타트업과는 다르게 문어발식 사업적 제휴로 성장해 왔고 최근에 $2B 벨류에이션을 받았다고 한다. 작년 이맘때 즈음에 나는 PFN이 어떤 회사인지 궁금해서 Research engineer로 지원한 적이 있다. 최종 면접에서 CEO, CTO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회사가 궁극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가정용 로봇이라고 말한 게 인상 깊었다.

6> 마지막으로 해외 AI 기술과 시장 동향에 대해 혼자서 조사하고 고민하기보다 다른 분들과 공유하며 다양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대화한 내용을 정리해서 뉴스레터 형태로 공유하고 싶은데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연락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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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ai